2023년 11월, 어느 야심한 밤.
세이심즈 내 친목 모임 'ㅋㅋㅋ'의 멤버들로 잘 알려져 있는 로만과 루나, 브라이언, 켈리, 에이미, 그리고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이들과 종종 어울리는 에릭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천하의 분홍이가 이들 사이에서 생기를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 상태였던 건 아닙니다.
불과 한 시간 전.
분홍이 또한 이들과의 대화를 매우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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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한잔 없이 내리 2시간 이상을 멈출 줄 모르는 이들의 광기 어린 수다에 분홍이는 그만 질려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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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그때 진짜 재밌었어! 로만이랑 나는 갑자기 들이닥친 거나 마찬가지인데 마르코가 완벽하게 저녁 식사 준비를 해놨더라니까?"
에이미 "어쩜! 마르코 선배님... 그 비주얼에 요리까지 잘하면 그거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데..."
로만 "맛있게 잘 먹어놓고 브라이언 방 구경했다가 대형 포스터 보고 토하는 줄 알았지만ㅋㅋㅋㅋㅋ 야! 포스터가 과하게 크니까 좀 구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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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그 포스터 낸시 누나가 내 생일 기념으로 특별 주문 제작해준 건데... 형이 구리다고 했다고 문자 보내도 됨?"
로만 "야! 내가 언제 포스터가 구리다고 했냐? 네 얼굴이 구리다고 했지."
켈리 "그게 더 너무한 거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라이언 "말넘심..."
로만 "참! 심스타그램 보니까 얼마 전에 마르코가 카드 줬다고 애들 다 같이 모여 놀았던데. 복희가 있는데 노아도 나왔더라? 너 괜찮은 거야?"
에릭 "그럼요! 저랑 노아는 완벽하게 얘기 끝냈어요. 사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제가 복희한테 만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요? 누굴 만나든 복희 마음이죠."
브라이언 "오..."
로만 "켈리야, 들었지? 이다음에 남자친구를 만난다면 저런 애를 만나야 하는 거야! 네 삶을 통제하려고 하는 애는 절대 만나지 마!"
켈리 "그런 조언보다는 소개나 좀 해주시죠?"
브라이언 "너 저번에 내가 소개해 준다 했을 때는 싫다며?"
켈리 "뭐? 내가 언제?"
브라이언 "어라? 너 아닌가?"
켈리 "뭐야! 당장 소개해 줘!"
에이미 "켈리 언니는 사내 연애는 피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켈리 "음? 그런 건 딱히 아니지만..."
로만 "야, 켈리야! 그럼 속 편하게 주변에서 찾아!"
켈리 "제가 한 명 콕 집으면 저랑 잘될 수 있게 선배가 이어줄 거예요?"
로만 "너는 뭐 그런 거까지 나한테 바라냐? 그건 알아서 해. 대신 정식 교제 전에 나한테는 꼭 데려와."
루나 "켈리 아빠야, 뭐야?"
로만 "제대로 된 애인지 검증이 필요해."
에이미 "이런 거 물어봐도 되나요? 저랑 켈리 언니 빼고는 여기 다들 사내 연애 중이시잖아요. 혹시 사내 연애 시작한 거 후회한 적 없으세요? 이를테면 사내 연애만 아니었어도 진즉에 헤어졌을 텐데 뒷감당이 두려워 참았다거나..."
루나 "글쎄... 뒷감당?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나랑 로만은 만나면서 세 번 정도 헤어졌었는데..."
에이미 "네? 정말요?"
로만 "그랬지..."
에릭 "형, 갑자기 왜 침울해지세요ㅋㅋㅋㅋㅋ"
브라이언 "세 번 다 형이 차였던 거지."
로만 "조용히 해라."
루나 "나 같은 경우에는 딱히 뒷일을 생각하고 헤어지자고 한건 아니었어."
브라이언 "봐봐. 세 번 다 로만 형이 차인 거 맞잖아."
켈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나 "어쨌든 뭐 후회한 적은 없어."
로만 "사내 연애 얘기는 브라이언 스토리가 제일 재밌지. 요즘 캐서린 선배랑은 잘 지내냐?"
에릭 "갑자기 반격을...ㅎㅎㅎ"
브라이언 "뭐... 어쩌다 마주치면 안부 인사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 정도? 같이 어울려 놀거나 그러진 않지. 주로 우리 형이랑 노라 누나랑 메이슨 씨랑 넷이서 잘 어울려 다니니까."
로만 "하긴. 네가 어울려 노는 거까진 좀 그렇지. 야, 근데 마르코랑 노라 선배는 클레어 씨랑도 진짜로 같이 만나더라?"
루나 "에잇! 그쪽은 브라이언이랑은 다르지! 마르코랑 클레어 언니는 얼마 만나지도 않았어. 애틋함, 아련함이라는 이런 감정들 자체가 없다니까?"
브라이언 "저기... 나도 그런 거 없는데..."
루나 "그래, 알아! 아주 잘하고 있어!"
브라이언 "뭘...?"
루나 "아무튼 거기다가 노라 언니랑 클레어 언니가 둘이 엄청 친해져서..."
로만 "그러게. 그 사건 때문에 그렇게까지 친해질 줄은 몰랐는데... 앞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정말..."
이때, 집중력이 안드로메다로 간 분홍이를 발견한 루나.
루나 "핑크 씨! 왜 분홍색 염색 머리 포기했어요?"
핑크 "아...? 자꾸 염색 그렇게 하면 두피가 뜯겨나갈 수도 있다고 해서..."
루나 "아~ 하긴. 두피는 소중하니까요. 그럼 컬러 렌즈는?"
핑크 "컬러 렌즈도... 자칫 각막이 뜯겨나갈 수 있다 해서..."
브라이언 "ㅋㅋㅋㅋㅋ 뭐가 자꾸 다 뜯겨나가요?"
로만 "핑크 씨! 저희가 말이 너무 많아서 끼어들 틈이 없죠? 제가 핑크 씨만 말할 수 있는 꿀 조합 알려드릴까요? 마티 형이랑 노라 선배랑 케빈, 그리고 애런! 이렇게 4명 모아놔요. 무한 침묵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핑크 씨만 말하겠죠."
핑크 "네에...?"
로만 "제가 저번에 어쩌다 저 4명이 한 공간에 있는 걸 봤는데 몇십 분을 서로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웃겨서ㅋㅋㅋㅋㅋ"
켈리 "저도 꿀 조합 추천해도 되나요? 여기도 대화에 끼어들 틈은 없으시겠지만 재미는 보장해요. 노라 언니랑 마르코 선배, 해리 오빠, 헤일리 이렇게도 모아봐요!"
에릭 "그건 무슨 조합이야?"
켈리 "몰라? 유명하잖아요. 노라 언니 덕후 조합!"
루나 "야! 그러다 우리 노라 언니 기 빨려서 쓰러질 수도 있어!"
켈리 "저번에 폭염주의보 촬영 끝나고 단체 회식할 때 3명이 한꺼번에 노라 언니한테 들이대는데 웃겨 죽는 줄ㅋㅋㅋ"
로만 "아ㅋㅋㅋ 맞아. 웃기더라."
켈리 "노라 언니가 리액션이 없으니까 다들 오기가 생겨서 더ㅋㅋㅋ"
루나 "근데 노라 언니가 그런 모습들을 은근 귀여워해. 그러니까 애들도 계속 그러는 거지. 그리고 노라 언니가 좀 뭐라고 해야 하지? 약간 신경 쓰이게 만드는 타입?"
켈리 "공감!"
루나 "오! 그러고 보니 아까 마티 선배랑 노라 언니, 케빈, 애런 조합이 딱 그런 타입 아니야? 신경 쓰이게 만드는 타입들! 물론 케빈 걔는 나한테는 다른 의미로 신경 쓰이게 만드는 놈인데! 어쨌든 다들 결이 맞아요! 본인은 가만히 있는데 주변에서 가만히 놔두지 못해 안달인...!!! 그런...!!!!!"
에이미 "언니, 너무 흥분하셨어요ㅋㅋㅋㅋㅋㅋ"
루나 "맞네! 핑크 씨! 무한 침묵 특집은 말이 좀 그러니까 신경 쓰이게 만드는 타입 특집으로 한번 가봅시다!"
켈리 "저희가 특집 몇 개 더 만들어드릴까요? 절대 안 닥치는 조합 특집도 만들어보세요!"
핑크 "그건 여러분 아니에요...?"
켈리 "아니! 저희보다 더 심한 사람들이 있다니까요?"
핑크 "설마요..."
루나 "핑크 씨! 지금 지친 거 아니죠? 얼른 노트북 가져와요! 콘텐츠 아이디어 준다니까요?"
핑크 "제가 알아서 할게요..."
브라이언 "참, 나 어제 로만 형이랑 거기 다녀왔는데..."
로만 "야! 너 그 레스토랑 얘기하려고 하는 거지?"
루나 "뭔데? 말해봐."
브라이언 "로만 형이..."
로만 "아니, 실수였다니까~"
켈리 "아잇, 얘기하려고 하잖아요! 선배는 좀 조용히 해봐요!"
에이미 "얼른 말해주세요!"
에릭 "ㅎㅎㅎ"
그렇게 그들은 2시간을 더 떠들다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분홍이는 다음날 별안간 몸살에 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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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의 참견 #3 <친목 모임 'ㅋㅋㅋ'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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