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어느 이른 아침의 세이심즈 사무실.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분홍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따금씩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대표의 방을 살짝 엿보니 케빈이 보입니다. 오늘은 <핑크의 참견> 3화에서 로만이 추천했던 무한 침묵... 아니, 신경 쓰이게 만드는 조합의 멤버들이 <핑크의 참견>을 촬영하러 온 날. 아무래도 여기서 <핑크의 참견>을 촬영 중인 듯하죠? 대표의 방이 햇살이 잘 들어와 자체 보정 효과가 있다며 여기를 촬영 장소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분홍이의 모습은 여기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무슨 이유인지 로만이 이 조합에 끼어있네요!
마티 "그래서 핑크 씨 대신 네가 왔다고?"
로만 "네. 핑크 씨가 이번 회차 진행은 영 부담스럽다고 저한테 맡겼어요."
노라 "뭐가 부담스럽다는 건지..."
로만 "그건 신경 쓰지 마세요, 선배! 어쨌든 제가 열심히 하려고 제 퍼스널 컬러도 무시하고 분홍색 옷 입고 왔잖아요."
마티 "그런 것도 신경 쓰니?"
네... 분홍이는 이 멤버 조합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연차까지 내고 어디론가 도망쳤습니다. 저번 회차에서는 멤버들이 너무 말이 많다며 감당을 못하더니 이번 회차는 또 말들이 너무 없을까 봐 부담스러워서 도망을 쳤다...? 도대체 뭐 어쩌라는 건지!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오늘 <핑크의 참견>은 특별히 로만이 진행을 한다고 합니다. 나름 신경 쓴답시고 분홍색 옷까지 찾아서 입고 온 로만! 분홍이가 이런 식으로 일을 하다가는 <핑크의 참견>이 <로만의 참견>으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마티 "그나저나 요즘은 그림 안 그려?"
노라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그리긴 하는데 선배에 비하면 낙서 수준이라..."
마티 "나랑 비교하면 안 되지. 예전에 너 감각 있다고 내가 말했었잖아. 꾸준히 그려봐."
노라 "언제 적 얘기야..."
로만 "...?"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마티와 노라의 대화를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로만. 분명히 예전에 이들이 한 공간에 있을 때 몇십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추천한 조합인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로만 "두 분 뭐예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세상에서 제일 안 친해 보였는데 언제 이렇게 친해졌어요?"
마티 "참나... 노라랑 나는 고등학교도 같이 다녔어."
로만 "응...?"
케빈 "아, 마티 형이랑 노라 선배 두 분 다 빈든부르크가 고향이죠?"
로만 "아아! 그렇구나! 그럼 그때도 서로 아는 사이였어요 설마?"
마티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로만 "근데 몇 달 전에는 왜 그렇게 내외하고 있었어요?"
마티 "네 눈에만 그렇게 보였겠지."
로만 "설마요! 우와, 그럼 두 분 되게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었네요. 뭐 특별한 에피소드 같은 거 없어요?"
마티 "그런 거 없으니까 쥐어짜지 마."
로만 "에이, 그나저나 그렇게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두 분 다 배우가 되고, 같은 소속사까지 들어와서 되게 반갑고 좋았겠어요. 어떻게... 두 분은 서로 연결을 시켜줘서 우리 회사 소속이 되신 건가?"
노라 "거의 10년 전쯤부터는 선배랑 연락도 안 했었는데 연결은 무슨..."
로만 "네에? 왜요?"
마티 "그렇네... 벌써 10년이 넘었네..."
노라 "ㅎ..."
로만 "뭐예요? 이 분위기 마치 오래전 헤어진 연인ㅋㅋㅋㅋㅋ"
마티 "..."
노라 "..."
로만 "뭐, 뭐야... 거짓말... 나 그냥 웃자고 한 말인데...?"
말없이 마티와 노라의 눈치만 살피는 케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라 "정확히 11년쯤 됐나요?"
마티 "그런가? 우리 처음 만났을 때가 2006년이었지?"
노라 "네."
마티 "그때부터 7년 정도 만나고 헤어졌었으니 곧 11년이긴 하네."
로만 "두 분 7년을 만났다고요...?"
케빈 "..."
침묵도 잠시, 아무렇지 않게 토크를 이어나가는 마티와 노라.
뒤통수만 봐도 당황스럽고 황당해 보이는 로만과 케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티 "그런데 이거 나가도 돼...? 마르코 씨는 알아?"
노라 "이거 업로드되기 전에는 미리 말해줘야겠죠?"
상상도 못한 마티와 노라의 과거 └ㅇ┐
로만 "야, 너 지금 가만히 입 다물고 있을 때가 아니야. 마티 형하고 노라 선배가 저렇게 큰 건을 직접 터뜨려 주셨는데 너도 뭐라도 하고 가야 할 거 아니야?"
케빈 "갑자기요?"
로만 "그래, 너 지금까지 몇 마디 했는지 나 손가락으로 셀 수도 있다."
케빈 "어차피 무한 침묵 특집이라면서요."
로만 "아니라고! 신경 쓰이게 만드는 조합 특집이라고! 야, 네 세이위키에 적힌 그 내용이라도 말해. 과거 연애에 대한 상처로 한동안 연애 시작도 안 했었다며! 그 상처 뭔지 빨리 말해!"
케빈 "네...?"
로만 "그거 아니면 너 오늘 분량 못 뽑는다."
케빈 "분량 뽑을 생각도 없지만 그보다 이유를 들으면 후회하실 텐데요?"
로만 "네 과거 연애사를 왜 내가 후회하냐? 그리고 나는 후회를 모르는 로만이야. 어서 말해봐."
케빈 "사실 저도 고등학생 때부터 6년 가까이 만났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로만 "옳지, 장기 연애 후 다른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던 거구나."
케빈 "그 애가 화재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어요..."
마티 "..."
노라 "..."
굳어지는 마티와 노라의 표정.
케빈 "그러고 보니 그 일도 벌써 8년이 지났네요."
로만 "..."
생각지도 못한 이유에 어쩔 줄을 모르는 로만.
마티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노라 "슬픔이 정말 컸겠다. 그 마음 나는 감히 가늠도 못하겠어."
케빈 "평생 못 잊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꽤 흐르긴 흘렀나 봐요. 그 애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최근에는 일도 바쁘고 그렇다 보니 올해 들어서는 그 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날도 꽤 있었어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저 너무 별로인가?"
마티 "무슨. 그 애도 네가 평생을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 걸 원하지는 않을 거야."
로만 "..."
로만 "야... 내가 괜한 질문을..."
케빈 "나는 후회를 모르는 로만이라고 하던 그 형 어디 갔어요?"
로만 "내가 네 상처를 한 번 더 건든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다."
케빈 "아니에요, 형. 언젠가 한번은 이유를 제대로 말하려고 했어요. 정확한 이유를 말 안 하니까 별의별 말이랑 추측이 다 나오더라고요."
로만 "너 이 자식, 너는 진짜 멋진 놈이야."
케빈 "그렇다고 해두죠."
로만 "혹시 안나 팀장님은 알고 계셔?"
케빈 "그럼요."
로만 "안나 팀장님이 너의 그 깊은 상처를 보듬어 준거구나... 그동안 너한테 다가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어?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안나 팀장님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는 건 그야말로..."
케빈 "그만해요, 형... 어디까지 가는 거예요..."
로만 "제가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었네요. 혹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두 분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스토리 좀 풀어주실 수 있나요?"
마티 "지금부터 쟤 말은 그냥 무시하자."
노라 "네. 어차피 이거 보면 르네 팀장님이 세이위키 인터뷰하자고 할 텐데..."
마티 "그러니까. 입 아프게 두 번 말할 필요는 없지."
로만 "너무하심..."
케빈 "참, 마티 형! 연말에 전시회 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마티 "중간에 살짝 게으름 피웠더니 일정이 좀 미뤄졌어. 내년 봄쯤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준비되면 다들 초대해도 되지?"
케빈 "물론이죠."
노라 "네. 갈게요."
케빈 "형도 오늘 핑크 씨 대신 와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재밌었어요."
로만 "그렇게 생각해 줘서 나야말로 고맙다."
노라 "슬슬 마무리할까...?"
로만 "헉! 벌써요? 선배, 약속 있어요?"
노라 "아니, 약속은 없는데..."
마티 "얼른 집에 가서 누워있고 싶어서 그런가 보지."
노라 "..."
로만 "두 분 만났던 거 진짜긴 한가 보네요ㅋㅋㅋㅋㅋ 들어도 안 믿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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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이 끝난 후...
로만 "안나 팀장님은 한 남자의 회색빛 인생을 온갖 화려한 색으로 물들인 거예요."
안나 "뭔 소리예요? 오늘 로만 씨의 착장이 화려하다는 건 알겠어요."
케빈 "..."
낸시 "오늘 무한 침묵 특집이라더니 밖에서 들으니까 전혀 그렇게 안 들리던데ㅋㅋㅋㅋㅋ"
노라 "누구 때문에 잠깐의 침묵은 있었죠."
로만 "(노라와 낸시를 향해 큰 소리로) 무한 침묵 특집 아니라니까요! 제가 그때는 말이 헛나왔어요!"
케빈 "그나저나 오늘 애런도 오기로 한거 아니었어요?"
로만 "헐? 애런 깜빡했다."
마티 "아예 연락도 안 한거야...?"
로만 "네... 뭐, 이렇게 된 이상 다음번에 애런이랑 같이 또 나와주시죠."
케빈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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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의 참견 #4 <무한 침묵... 아니, 신경 쓰이게 만드는 조합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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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보팀 르네입니다. 금일 업로드된 <핑크의 참견> 4화 속 내용들은 배우들과 상세한 인터뷰 진행 후 크리스마스 연휴가 지나고 세이위키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모두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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